토종씨드림

한국에서 청양고추를 재배하려면 종자를 소유한 글로벌 제약회사에 로열티를 지불해야 합니다. 국물에 칼칼한 맛을 더하는 청양고추를 썰어넣는 행위가 조금 더 뻗어나가면 식량안보와도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에 얼떨떨한데요. 청양고추는 물론 배추, 시금치, 양파와 같이 손님의 식탁에 자주 오르는 채소에도 예외는 없고요. 종자보유기업에서 로열티를 올리면 농부의 손에 쥐어지는 수익에도 영향이 갑니다.

토종씨앗과 전통농업을 보존하는 사단법인 토종씨드림은 기업과 특정 소수가 아닌 모든 사람에게 씨앗에 대한 권리를 돌려주는 운동을 합니다. 씨앗수집단은 사라져가는 토종씨앗이 있다는 제보를 받으면 전국 각지에 출두해 씨앗을 수집하고 종자 데이터와 씨앗에 얽힌 역사를 기록하는데요. 이렇게 지난 15년간 수집한 종자는 180작물에 8,000여 점이 넘습니다. 토종씨드림은 토종씨앗을 지키고 증식하는데 관심 있는 후원회원에게 무료로 씨앗을 나눕니다. 각 지역에 맞는 작물과 재배 방법도 제공하는데요. 덕분에 제주 구억배추는 서귀포에서 인근 농가로 씨앗이 퍼졌고 농약·비료 없이 기를 수 있을 정도로 병해충과 기후변화에도 강한 작물이 됐다고 합니다. 대표 변현단은 이렇듯 다양한 토종 씨앗과 품종을 보존하고 활용하는 것은 기후변화 대응에도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소명을 갖고 활동할 것임을 밝혔습니다.